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유럽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복잡한 세상에서 유럽연합의 공동외교 정책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글로벌 리더로서 유럽연합은 유럽지역 뿐 아니라 전세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는 유럽연합이 유럽과 전세계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신뢰가능하며, 협력하는 원칙 중심의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계속해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위기상황을 예방하고, 그에 대응해 나가며, 기후변화 및 비정규 이주 또는 불평등과 같은 전세계적인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유럽연합이 세계 지향적인 행동 주체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전세계 안정 및 발전의 기준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외교에서 무역, 개발협력 그리고 위기관리까지 필요한 모든 수단과 자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세계 규정과 기준을 설정하고 다자주의와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옹호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산들이 모여 유럽연합은 전세계적인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공동외교 및 안보 정책은 전세계에서 유럽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다음의 원칙에 따라 보다 강력한 유럽연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실주의(realism): 힘의 정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유럽연합은 글로벌 리더로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유럽연합은 우리의 전략적 목표 및 이해관계라는 명확한 공통의 비전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 정책의 내·외적 측면을 연계하고 이를 활용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단결(unity): 유럽연합은 여러 기구의 조율된 활용을 통해 회원국들의 힘과 공동 행동이 갖는 잠재력을 결합시킬 수 있는 진정으로 통합된 외교 정책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외교 정책을 통해서만 우리의 공통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가 있을 것입니다.

파트너십(partnership):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세계적인 도전과제들은 집단적인 대응을 요구합니다. 파트너십은 유럽연합의 기본 정신입니다. 다자주의 또한 유럽연합 국제 행동의 기초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규정 중심 체계를 21 세기에 맞게 변경해야 할 순 있지만, 규정 중심 체계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유럽 시민들과 전세계 파트너 국가들에 대해 안보와 평화를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민주주의, 법치주의 그리고 근본적 자유 및 인권을 증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고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더 나아진 세계 속에서 더 강력한 유럽연합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개회식 참석을 통해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로서의 임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고, 이어 최근 말리에서 대테러전 수행 과정에서 전사한 프랑스군 13명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할 예정입니다.